나의 언어 공부

영어와 중국어

HSK 5급 시험을 앞두고, 문득 내가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게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드는 생각은 내 생각을 이야기 할 때, 영어로는 이제 더 못할 것 같고 중국어가 조금 더 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언어 공부 방법

많은 사람들이 꾸준한 것이 제일이라고 하지만, 매일 꾸준히 하더라도 1시간 이상 시간을 쏟고 2-3시간의 여가 시간을 모두 쏟아서 하는 공부야말로 진짜 효과적이다. 농담같은 진담으로 내가 20년 넘게 해온 영어공부를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는데, 사실이다.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언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 깨달았다.

나는 한 번도 영어를 잘 해 본적도 없고, 영어를 제대로 배우려고 ‘노력한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중국어가 ‘공부’로써는 처음 해 보는 외국어인 셈이다. 비록 자본주의의 힘을 빌어 학원과 개인 교습 등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했지만, 왜 결국 자기가 공부하는 시간이 중요한 것인지도 깨달았고, 외국어로 하는 회화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감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작년 내 책읽기의 주요 테마 중 하나는 언어 학습에 대한 것이었는데, 딱히 지름길을 찾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가 실패했던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게 컸다. 이걸 했었어야 했는데- 아니면 지금 뭘 더 해야하는거지? 하는 의문들에 아무도 속시원한 답을 내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루언트 포에버에서 주장하는 소리 -> 단어 -> 문법 학습법이나, 영화를 계속 반복해서 보면서 따라하는 책, 회화책 한 권을 외우는 책 등.. 학원에서 배운 내용은 최대한 외우려고 노력했고, 숙제도 최대한 하려고 했다.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한다면?

발음을 우선 정리하고, 단어, 문법 순으로 하면서 IELTS를 공부하고 싶다. 중국어 회화 반에 비하여 영어 회화 반은 상당히 수준도 높은 편이고, 회화라는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느는 법인데 천성이 내성적이라 지금 다니는 회화반도 가끔 힘들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어째서인지 동기부여가 안된다. 참고로 중국어 공부의 동기부여는 ‘또 영어처럼 망할 순 없지’ 였다.

(작년에 작성한 글이며, 현재는 6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아마존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

나에게 애플이나 구글도 대단하지만 창업기 중 아마존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원제: The Everything Store, 이 책의 작가는 기자임.)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마존 초기부터 일하던 사람이 아마존은 어떻게 신념을 직원에게 적용하고 어떻게 실수를 극복해 나가는지 알려준다(자동화, 애자일, 배포 이슈관리 등 IT조직 운영에 대한 내용).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를 다닌 저자가 한국어로 쓴 책이기 때문에 조금 더 공감의 여지가 많다. 기술 적인 부분에서 IT나 아마존의 서비스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도 읽기 쉽도록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이고 그 때문에 내 기준에서는 살짝 얕은 느낌의 자기계발서가 되어버렸지만, 어쨋든 쉽게(독서 경험이 없어도 되는 책)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의 위치(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딴얘기) 첫 회사가 어떤 프로세스로 일하는지, 내 상사와 사수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는 부모님이 내 인생에 끼친 영향처럼 커리어에 영향을 끼친다. 이래서 어른들이 첫 회사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사실 첫 회사의 연봉이 인생 연봉의 주요 변수라서…). 프로세스도 사수도 없다면 도망치는게 좋다. 최악은 프로세스와 사수가 없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세탁 아이콘들과는 대조적으로 아마존은 설명하는 바를 간결하지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콘이나 줄임말을 쓰지 않는다.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 또는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말을 줄이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위이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말을 모호하게 바꾸거나 꾸미는 것은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믿는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가 그어놓은 선 위에서 일등을 하고자 남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 나밖에 할 수 없는 것’을 하며 그 열매를 세상에 주는 것이라 믿게 되었고, “성공한 사람보다는 가치 있는 사람이 돼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이러한 나의 생각에 확신을 주었다.

“세월이 지나 여든이 된 제 자신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저는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의 목표는 그 시점의 제가 후회할 일의 개수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제가 인터넷이 가져올 시대의 흐름을 믿고 도전했던 순간을 결코 후회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반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미래의 저는 미치도록 괴로워할 것임을 그때 알았습니다.”(제프 베조스의 말 인용)

이 책은 아마존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하는 글이 아니다.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은 나 자신 이외에는 없다. 내가 아마존에서 배운 것은 다른 이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특별함 위에 변하지 않는 성장의 원리를 적용하여 세상에 필요한 새로운 것들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만들어질 것들은 새로운 것이지만, 그 기반이 되는 원리들은 이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들이다. 아마존은 새로운 원칙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우주적 원리와 원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적용하고 지켜낸 기업이다.

평범한 IT 서비스 기획자의 삶

행복한 IT회사는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회사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매년 애자일을 외치지만 도입에 실패하고, 임원의 입맛에 맞을만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눈 앞에 보이는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고, 레거시 코드에 허덕이고, 상사는 기술보다 정치에만 관심있고, 전략 기획과 서비스 기획도 구분 못하고, 능력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나만 빼고) 다들 좋은 회사로 이직해 버리는 곳.

브런치나 미디엄, 트위터, 혹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유명한 기획자들이 많이 있다. 우리 회사의 동접이나 MAU는 상당하지만, 업계에서 손꼽을 정도까진 아니다. 내가 맡은 일은 직접적인 BM을 가진 것도 아니여서 오히려 사내 지원 업무에 더 가깝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 배경이 별 볼일 없었던 것도 포함된다. (다른 이유들은 차차 풀어보자)

다행인 점은 정시 퇴근을 해도되고 내 능력에 비해 업무 강도가 낮아서 나는 여유 시간들을 이용해 유튜브를 운영해보고,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고, 중국어 공부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미루고 미뤘던 GAIQ와 태블로 공부를 생각중이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점은 기획자에게 행운이지만 실무에 활용할 수 없음에 고통받는 것은 불행이다. (그래도 워라밸 만한 복지가 없다)

한때 에이전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혹은 영어를 못 해서(지금도 못 한다), 이런 연봉으로 이런 회사밖에 못 다닌다고 한탄하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형으로 쓴 것이 지금 회사에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여기보다 더 야근만 많은 회사도 있고, 더 오래된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데만 급급한 회사도 있다는 것, 새로운 기술은 나오지만 현재를 살아가야만 하는건 나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다들 성공한 회사의 성공한 경험을 참고하려고 하지 그저 그런 회사의 실패한 경험은 찾지 않는다. 애초에 그저 그런 회사는 실패를 정확히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 경험을 따로 기술하지도 않는다.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이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따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외부의 기획자들을 만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극히 나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글들이 되겠지만, 그런 글을 블로그가 아니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